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다 보고 나니, 머릿속이 한동안 멍해졌어요. 이 영화는 단순히 갱스터의 삶을 그린 게 아니라, 기억과 시간, 우정과 배신, 사랑과 후회의 거대한 서사시 같았어요.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누들스는 한 인간의 내면을 너무도 조용하게, 하지만 강하게 흔드는 인물이었어요. 말수가 적지만, 눈빛 하나에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더라고요.
어릴 적 친구들과의 순수한 우정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부패하고,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들로 이어지는 걸 보면서, 제 마음도 함께 무너졌어요. 누들스와 맥스, 그 둘의 관계는 단순한 친구 이상으로, 시대와 이상이 충돌하는 상징처럼 느껴졌고요. 특히 마지막 장면, 누들스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때, “이 모든 게 꿈이었을까?”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어요.
영화의 흐름은 느리고 묵직하지만, 그 안에 담긴 감정은 너무 강렬해서 숨 쉴 틈이 없었어요. 에냐 모리코네의 음악, 황금빛 필터, 그리고 시간의 구조를 오가는 서사는 그냥 ‘좋았다’는 말로는 부족한 감동이었죠.
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는 저한테 ‘인생영화’ 같은 존재예요. 갱스터 영화지만 폭력보다 추억과 후회가 주인공인 영화. 그리고 드 니로는, 그 조용한 눈빛 하나로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어요. 보는 내내 가슴이 아리고, 보고 나서도 오랫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작품이었어요.